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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모와 발음

ABC로 푸는 한자어

2022. 11. 3.

 

꼬꼬베를 준비하며

 

꼬리에 꼬리를 무는 베트남어

1990년대 초 150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한호림 선생님의 베스트 셀러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를 재밌게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 베트남 호찌민시에서 한창 베트남어를 공부하던 운영자는 해당 책의 라틴어 어원을 통한 영어 어휘 공부법을 보며 언젠가 한자어를 활용한 베트남어 어휘 공부법을 정리해야겠다 생각하고 틈틈이 자료를 모아왔습니다.

 

많이 늦은 감이 있지만 이 블로그는 그동안 수집하고 분석한 그 자료들을 분류하고 정리하기 위해 개설됐습니다. 속도는 느릴지라도 차근차근 올려나갈 계획입니다.

 

블로그의 이름도 너무나 당연하게 <꼬리에 꼬리를 무는 베트남어>로 결정되었습니다. 오래전 영어 공부에 흥미를 갖고 빠져들게 해주신 한호림 선생님에 대한 경의와 감사의 의미를 담았습니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영어

 

인터넷 사용이 보편화되기도 전이라 간단한 검색은 물론이고 자료 채집이 지금과 비교하면 맨땅에 헤딩 급으로 어려웠을 그 시절에 발로 뛰고 가위로 하나하나 오려가며 수집하신 귀한 자료들과 직접 그리신 개성 넘치는 삽화들로 알차게 구성되어 말 그대로 지루할 틈이 없던 한호림 선생님의 오리지널 <꼬꼬영>에 비한다면 이 블로그의 재미는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지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한국 한자어와 베트남 한자어를 한 자 한 자 비교하고 대조하다가 머잖아 힐끗 보기만 하고 또 슬쩍 듣기만 해도 그 뜻을 유추할 수 있게 되는 과정은 지도 위에 그전에는 보이지 않던 길이 보이게 되는 느낌과 비슷한 흥미로운 경험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또한 분야를 막론하고 한자 문화권의 언어들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수많은 문화적 공통점을 확인하는 재미 역시 적지는 않을 것이라 여겨집니다. 그 외에도 중국의 발음과 한국의 발음 그사이 어딘가에 유유히 떠 있는 듯한, 중국보다는 조금 더 가깝게 느껴지는 베트남의 한자어 발음도 하나의 재미 포인트가 될 수 있습니다.

 

ABC로 푸는 한자어

다른 한자 문화권의 언어들 역시 어쩌면 크게 다르지 않은 과정으로 배울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중에서도 베트남어가 가장 접근하기 쉽다고 주장하는 이유는 낯선 문자 대신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라틴 알파벳을 나라글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하여 이 블로그의 가장 큰 목표는 여러분 스스로가 이미 아는 한자를 베트남어를 통해 라틴 알파벳으로 풀이하고 읽고 말할 수 있게 되는 능력을 갖출 수 있도록 도와드리고, 더 나아가 그 재미를 나누는 데 있습니다.

 

지금 당장 아무런 노력 없이도 내가 아는 한자어를 영어 알파벳으로 써본다면 꽤 괜찮은 확률로 베트남 한자어를 맞출 수 있을 것입니다. 자모와 발음 시리즈를 봤다면 맞출 확률은 훨씬 높을 것이며, 한국 한자어와 베트남 한자어 사이를 오가는 몇가지 규칙만 파악하게 된다면 그 확률은 금세 상당한 수준에 이를 것입니다. 너무 쉬워서 시시하다고 한 분도 있었습니다.

 

 

꼬꼬베 운영자 본인은 아무런 주저함 없이 자신 있게 쓸 수 있는 한자가 이름 석 자를 포함해서 총 30자가 안 되지만 한자어에 관해선 막힘이 없으니 사실은 그거야말로 이 블로그의 가장 막강한 재미 포인트임을 이쯤에서 미리 고백합니다.

 

한국어가 모국어인 사람이라면 한자어는 배우는 것이 아니라 그저 "머릿속에 내재한 것"이라고 배웠는데 그 말이 정말이었습니다.

 

한자는 어렵지만
한자어는 쉽습니다

 

번외로 이 자리를 빌려 한자어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지만 약 400년 전 라틴 알파벳을 활용한 베트남어의 로마자 표기법을 고안한 포르투갈 태생의 프란치스코 드 피나(Francisco de Pina, 1585-1625) 선교사님과 그의 작업을 끝내 완성하고 정립한 것으로 알려진 프랑스 태생의 알렉상드르 드 로드(Alexandre de Rhodes, 1591-1660) 선교사님께도 특별한 감사의 마음을 표합니다.

 

이분들을 포함한 여러 가톨릭 선교사들의 노고 덕에 보기만 해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한자를 쉽고 익숙한 라틴 알파벳으로 접하고 풀이할 수 있게 됐습니다.

 

한자어 공부에 박차를 가해주신 Alexandre de Rhodes 선교사님

Xin cám ơ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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